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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어린이 치과 생활] 양치질을 싫어하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금니까지 유치가 났어요. 그런데 양치질을 너무 싫어해서 저녁마다 전쟁입니다. 억지로 닦이면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진료실에서 정말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어른들도 양치질이 싫은데 우리 어린아이들은 오죽할까요. 게다가 아이들은 어른보다 구강의 감각이 예민하고 치아도 짧고 작기 때문에 칫솔이 잇몸에 닿아 더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양치질을 좋아하게 만들 획기적인 방법은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저는 치과의사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데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능숙한 치과의사로서 아주 날렵하게 아이 치아를 잘 닦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론과 현실은 다르더라고요. 제 아이는 감각이 매우 예민한 아이였습니다. 입안에 무언가가 닿는 것을 자지러지게 싫어했습니다. 먹는 것은 어찌나 까다롭고, 입도 짧은지. 지금도 종종 생각합니다. ‘좋은 소아 치과의사가 되라고 하늘이 이런 아이를 주셨구나’ 하고요. 아이가 어릴 때 너무 양치질을 싫어해서 칫솔도 쥐여 줘보고, 호비 인형도 사다가 닦게 해보고 남편과 서로 닦아주기도 하고 안 해본 방법이 없었습니다만 저희 아이는 그건 그거고 자기 치아를 닦는 것은 그냥 자지러지더라고요. 하지만 닦이지 않을 수는 없고 이대로 방치했다가 어찌 될지 너무 잘 아는지라 ‘그냥’ 하기로 했습니다. 거부한다고 해서 계속 안 하게 되면 잇몸이 붓거나 염증이 생기게 되어 아프고 피가 나니 더욱 싫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죠.

 

이 때 중요한 것은 부모님은 아이가 양치질을 좋아하지 않는 것을 공감해주되 ‘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라는 마음으로 단호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아이도 이 닦기는 꼭 해야 하는 것임을 알고 어느 순간 협조를 해주게 됩니다. 그런데 참 자식이란 뭔지. 마음이 아픕니다. 진도 빠지기도 하고요. 이런 것 하나 수월하게 넘어가지 않는 것 같아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화가 납니다. 그때 제가 떠오른 생각은 그냥 옆집 아이라 생각해보는 것이었어요. 아무래도 옆집 아이라 생각이 들면 얼른 이 일을 끝내야겠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감정이 섞이지 않고 말입니다. 아이와 나의 육아 경험, 죄책감, 생각들을 다 버려두고 남의 아이 치아 닦이듯 닦이다 보니 어느 순간 버둥대던 아이도 포기했을까요. 순순히 까지는 아니어도 입을 내어주는 단계가 오더라고요. 초등학생이 된 지금도 물론 앞니 부분을 닦을 때는 입을 최대한 오므리고 엄마의 칫솔질을 최대한 피하려고 합니다만 그래도 이제 아랑곳할 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도, 엄마도 압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아이와의 실랑이가 너무 힘들다 보니 양치질을 할 때 아이에게 겁을 준다든지, 매번 보상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러면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양치질 같은 기본 습관은 협상의 대상이 아님을 아이가 명확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00이가 양치질하는 게 불편하구나. 엄마도 그래. 하지만 양치질은 싫어도 해야 하는 거야. 얼른 하고 엄마랑 놀자” 하고 아이의 마음은 공감하되 해야 한다는 것은 꼭 인지시켜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칫솔은 나이에 맞는 어떤 칫솔을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360도 회전 칫솔이나 미세모 등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 칫솔들은 아이들에겐 너무 약해서 제대로 치태가 제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칫솔 머리는 작고 칫솔모는 센 것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구석구석 잘 안 닦이는 경우는 ‘어금니 칫솔’이라고 불리는 작은 머리를 가진 칫솔도 좋습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실 사용인데요, 아이들의 치아는 어른과 달리 면으로 접촉되어 있어서 점으로 접촉되어 있는 영구치보다 치아 사이 면에 음식물이 훨씬 더 잘 끼고 빼기가 어렵습니다. 아이들의 충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접면 우식증의 예방에는 그 어떤 것보다 치실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간혹 치실을 사용하면 잇몸이 상한다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진다고 알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치실을 올바르게 사용하면 잇몸 손상이나 치열 변화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길게 끊어서 쓰는 기본 치실이나 Y자형 치실 등 보호자가 사용하기 편한 것으로 선택하면 됩니다. 최소한 하루에 한 번은 치실로 어금니 사이나 앞니 사이에 딱 붙어 있는 부분을 쓸어내듯이 닦아주세요. 처음에는 치아 사이면에 잇몸이 다소 부어 있어 아이가 치실을 사용하면 싫어하거나 피가 나기도 합니다. 2주일 정도만 참고 하다 보면 피도 더 이상 나지 않고 아이도 익숙해질 것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의 슬기로운 치과 생활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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