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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고령환자를 위한 시술 선택 기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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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으로는 가능합니다.”하지만, 그것이 항상 최선의 선택일까? 고령 환자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이 가장 자주, 그리고 가장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말이 있다. 바로 “시술은 가능합니다”라는 표현이다. 의학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과거에는 나이 때문에 시도조차 어려웠던 심장 시술이나 수술이, 이제는 80대, 90대 환자에게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질문이 있다. “할 수 있다”와 “하는 것이 좋은가”는 같은 말일까? 고령 환자에게 시술을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병을 고치는 문제를 넘어 삶의 방식과 남은 시간의 질을 함께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1. 고령 환자 시술 판단이 더 어려운 이유 ①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 나이’ 같은 80세라도 몸 상태는 천차만별이다. 매일 산책을 하고 혼자 생활하는 80세가 있는가 하면, 거동이 불편하고 여러 질환을 동시에 앓는 80세도 있다. 의료진은 실제로 ‘연령(age)’보다 ‘기능 상태(function)’를 더 중요하게 본다. 혼자 식사·외출이 가능한가? 넘어질 위험은 없는가? 인지 기능은 유지되고 있는가? 이런 요소들이 시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② 동반 질환이 많을수록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고령 환자 대부분은 한 가지 질환만 가지고 있지 않다. 고혈압, 당뇨병, 신장 기능 저하, 폐질환, 치매 초기 증상 같은 여러 만성질환이 겹칠수록, 시술 자체보다 회복 과정에서의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③ ‘회복’이 젊은 사람과 다르다. 젊은 환자에게는 시술 후 며칠이면 끝나는 회복이, 고령 환자에게는 수주~수개월의 체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입원 기간이 길어질수록, 침상 생활이 길어질수록, 근육 감소, 낙상, 섬망(일시적 혼란 상태)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2. 의료진이 실제로 고려하는 핵심 기준들 고령 환자의 시술 여부를 판단할 때, 의료진은 단순히 검사 결과만 보지 않는다. ① 시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 •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가? • 증상(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이 실제로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가? • 일상생활의 자립도가 좋아질 수 있는가? ② 시술로 인해 감수해야 할 대가 • 마취 및 시술 자체의 위험 • 출혈, 감염, 합병증 가능성 • 회복 과정에서의 삶의 질 저하 ③ ‘숫자’가 아닌 ‘삶의 목표' 어떤 환자는 이렇게 말한다.“조금 더 살고 싶어요.”또 어떤 환자는 이렇게 말한다.“아프지 않고, 가족에게 부담되지 않게 살고 싶어요.” 의학적으로는 같은 시술이라도, 환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3. “시술을 안 하는 선택”도 의료적 판단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한다. 시술을 하지 않으면‘포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 적극적 보존 치료 • 약물 치료 최적화 • 통증 및 증상 조절 • 호흡·영양·재활 관리 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삶의 질에 두는 치료 전략이다. ▶ 오히려 예후가 더 좋은 경우도 있다. 고령 환자에게 무리한 시술은 합병증으로 병원 생활이 길어지고 결국 이전보다 더 쇠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시술을 하지 않는 선택이 결과적으로 더 편안한 시간을 보장하기도 한다.
4. ‘정답’은 없지만, ‘기준’은 필요하다. 고령 환자의 시술 선택에는 절대적인 정답이 없다. ? 나이가 아니라 기능과 회복 가능성을 본다. ? 검사 수치보다 일상생활 변화를 생각한다. ? 생존 기간뿐 아니라 남은 시간의 질을 고려한다. ? 의료진의 판단 + 환자의 가치관 + 가족의 이해가 함께 가야 한다. 의학의 역할은 단순히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해보는 것이 아니다. 특히 고령 환자에게는, “이 치료가 이분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끝까지 고민하는 것이 진짜 치료다. 시술을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든, 그 결정이 충분히 설명되고, 이해되고, 존중받은 결정이라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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