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 [2026.07]다리가 보내는 혈관의 경고 | ||
|---|---|---|
말초동맥질환은 걷기 불편을 만드는 ‘다리병’이면서, 전신 동맥경화 위험을 알려주는 ‘혈관의 경고등’이다 나이가 들면서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다리가 아프면 흔히 관절이나 허리 문제부터 떠올린다. 물론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정한 거리를 걸을 때마다 종아리나 허벅지가 당기고, 잠시 쉬면 가라앉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다리로 가는 동맥이 좁아진 ‘말초동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을 방치하면 활동량이 줄어 삶의 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심한 경우 발의 상처가 낫지 않거나 조직이 괴사해 다리를 잃을 위험도 생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말초동맥질환이 ‘다리에만 생긴 병’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리 혈관에서 동맥경화가 확인됐다는 것은 심장과 뇌를 포함한 전신 혈관에도 같은 질환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뜻한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다리 통증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예방하고, 다리의 혈류와 기능을 지키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해야 한다.
걷기 시작하면 아프고, 쉬면 좋아진다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간헐적 파행’이다. 평지나 오르막길을 걸을 때 엉덩이·허벅지·종아리에 뻐근함, 쥐어짜는 통증, 피로감이 생기고 쉬면 수분 안에 호전된다. 다시 걸으면 비슷한 거리에서 통증이 재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 부위는 막힌 혈관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지만 종아리가 가장 흔하다. 허리디스크나 관절질환도 보행 중 통증을 일으킬 수 있어 증상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서 있기만 해도 아프거나 자세를 바꿔야 좋아지는 신경성 통증과 달리, 혈관성 통증은 보행량과 비교적 일정한 관계를 보인다. 발등이나 발목 안쪽의 맥박이 약하고, 한쪽 발이 유난히 차갑거나 피부색이 달라졌다면 혈류 평가가 필요하다.
말초동맥질환의 증상과 진단_말초동맥질환의 세 가지 얼굴 ① 간헐적 파행 활동할 때 통증이 생기지만 쉬면 호전되는 단계다. 당장 다리를 잃을 상황은 아니더라도, 걷는 거리가 줄고 전신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정확한 진단 뒤 운동치료와 위험인자 관리부터 시작한다. ② 만성 사지위협 허혈 혈류 부족이 심해져 가만히 있어도 발이나 발가락이 아프거나, 2주 이상 낫지 않는 상처·궤양·괴사가 생긴 상태다. 밤에 누우면 통증이 심해지고 다리를 침대 아래로 내리면 조금 나아지는 양상도 있다. 절단 위험을 낮추기 위해 빠른 혈류 회복과 상처 치료가 필요하다. ③ 급성 사지허혈 혈전이나 색전 등으로 혈류가 갑자기 크게 감소한 응급상황이다. 수시간 사이에도 신경과 근육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하는 신호 한쪽 다리에 갑작스럽고 심한 통증이 생기면서 창백하거나 차가워지고, 맥박이 잘 만져지지 않거나 감각 저하·근력 저하가 동반되면 급성 사지허혈 가능성이 있다. 마사지하거나 기다리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1. 누가 더 주의해야 하나 고령, 흡연,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만성콩팥병은 대표적인 위험인자다. 이미 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경동맥질환을 진단받은 사람도 다리 혈관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당뇨병이나 투석 환자는 혈관 석회화 때문에 검사 결과가 전형적이지 않을 수 있고, 신경병증으로 통증을 덜 느껴 상처가 늦게 발견되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는 매일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를 확인하고, 맨발 보행과 뜨거운 찜질팩 사용을 피해야 한다. 작은 물집이나 화상도 혈류가 부족하면 큰 상처로 진행할 수 있다. 발에 생긴 상처가 2주 이상 낫지 않거나 검게 변한다면 크기와 관계없이 진료를 받아야 한다. 2. 진단의 출발점, 발목–상완지수(ABI) ABI는 팔과 발목의 혈압을 비교하는 간단하고 비침습적인 검사다. 일반적으로 0.90 이하이면 말초동맥질환을 시사하며, 값이 낮을수록 혈류 장애가 심할 가능성이 높다. 경계 범위이거나 휴식 시 결과가 정상이어도 전형적인 증상이 있다면 운동 후 ABI, 발가락혈압, 혈관초음파 같은 추가 검사가 도움이 된다. 반대로 ABI가 1.40을 넘는다고 무조건 정상은 아니다. 당뇨병, 고령, 만성콩팥병에서는 동맥이 딱딱하게 석회화되어 발목 혈압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될 수 있다. 이때는 발가락–상완지수나 혈관초음파 등 다른 방법으로 확인한다. CT나 혈관조영술은 병변의 위치와 범위를 파악하고 치료 계획을 세울 때 선택적으로 시행한다.
말초동맥질환의 치료와 예방_치료의 목표는 ‘심장과 뇌’, 그리고 ‘다리’를 함께 지키는 것 1. 전신 혈관 위험을 낮춘다 금연은 가장 강력한 치료 중 하나다. 콜레스테롤을 충분히 낮추는 치료, 혈압·혈당 조절, 건강한 식사와 체중 관리가 기본이다.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는 항혈소판제 또는 일부 환자에서 저용량 항응고제와 아스피린 병용을 고려할 수 있지만, 출혈 위험이 있으므로 임의로 시작하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 2. 걷는 능력을 회복한다 간헐적 파행의 일차 치료는 구조화된 걷기 운동이다. 의료진의 평가 후, 통증이 중등도로 생길 때까지 걷고 쉬었다가 다시 걷는 방식을 반복한다. 보통 주 3회 이상, 한 번에 30–45분, 최소 12주 이상 지속하면 걷는 거리와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가능하면 감독하 운동프로그램이 좋고, 여건이 어렵다면 목표와 기록이 있는 가정·지역사회 프로그램도 도움이 된다. 3. 필요한 때 혈류를 회복한다 모든 환자에게 스텐트나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약물치료와 운동을 충분히 했는데도 일상생활을 제한하는 통증이 지속되면 혈관내시술이나 우회수술을 검토한다. 반면 안정 시 통증, 낫지 않는 상처, 괴사가 있는 만성 사지위협 허혈에서는 다리를 보존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재관류 치료가 핵심이다. 급성 사지허혈은 즉각적인 혈류 회복이 필요한 응급상황이다. 4. 치료는 한 과의 시술로 끝나지 않는다 상처가 있는 환자에게는 혈류만 회복한다고 치료가 끝나지 않는다. 감염 조절, 죽은 조직 제거, 압력 분산, 혈당 관리, 재건수술과 재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심장내과·혈관외과·영상의학과뿐 아니라 내분비내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상처전문팀이 협력할수록 기능적인 다리를 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5. 오늘부터 확인할 다리 혈관 신호 - 걸음 비슷한 거리를 걸을 때마다 종아리나 허벅지가 아프고 쉬면 좋아지는가? - 발 한쪽 발이 유난히 차갑거나 창백하고, 발톱·피부 변화 또는 2주 이상 낫지 않는 상처가 있는가? - 위험인자 흡연,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만성콩팥병 또는 심장·뇌혈관질환이 있는가?
맺음말 말초동맥질환은 일찍 발견하면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걷는 능력을 지키며,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혈류 회복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반복되는 다리 통증을 ‘나이 탓’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혈관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 참고문헌 1. Gornik HL, et al. 2024 ACC/AHA Multisociety Guideline for the Management of Lower Extremity Peripheral Artery Disease. Circulation. 2024;149:e1313–e1410.
|
||
- 이전글
- [2026.05]가슴을 열지 않고 승모판막 역류증을 치료한다
- 다음글
- 다음 게시글이 없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07월 아산심장소식지 [다리가 보내는 혈관의 경고]](https://amc.seoul.kr/asan/html/sslmail/dpt/heart/2607/images/mailing_top.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