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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과 와파린은 둘 다 체내에 혈전의 생성을 막는 효과가 있지만 그 작용기전이 다르고 임상적으로 사용하는 범위가 다릅니다. 혈전은 일반적으로 적색혈전과 백색혈전으로 나뉘는데, 적색혈전은 주로 혈류의 정체와 혈액응고인자들의 활성화로 인해 주로 적혈구와 섬유소의 응집으로 생기는 반면 백색혈전은 주로 혈소판과 섬유소로 구성되며 일반적으로 혈류속도가 빠르고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이상이 동반된 곳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적색혈전은 주로 혈류속도가 느린 정맥이나 심장의 심방에 잘 생기는 반면 백색혈전은 죽상경화증이 있는 동맥에서 잘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혈전들이 반드시 두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정도의 차이일 뿐 두 가지 형태가 혼재되어 나타나는 혼합형 혈전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스피린은 대표적인 항혈소판 제제로 백색혈전의 생성을 막는데, 이는 혈전으로 인한 심장혈관의 폐색으로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의 치료에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반면 항응고제인 와파린은 정맥혈전증의 치료나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증의 예방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
아스피린(ASPRIN) |
아스피린은 처음에는 항 혈전 효과보다도 열을 낮추고 통증을 경감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아스피린이 근대 학계에 처음 소개된 것은 1763년 영국의 에드워드 스톤 목사가 영국 왕실 학술원에 버드나무 껍질로 만든 분말이 해열 진통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표한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버드나무에는 살리실산이라는 현재 아스피린의 시초가 되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으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정제된 아스피린 (아세틸살리실산)은 1899년 독일 화학회사인 Bayer에서 발명하여 본격적으로 상용화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원전 1500~3000년에도 히포크라테스가 버드나무 껍질을 두통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이집트 의학서인 에베르스 파피루스에도 버드나무의 진통효과와 항 염증 효과가 기술되어 있을 만큼 인류는 훨씬 오래 전부터 아스피린을 의학적 용도로 사용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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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은 진통, 해열, 항염 효과 이외에도 저용량으로 장기간 복용시에는 혈전의 생성을 막아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증의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그 밖에도 대장암의 발생을 낮춘다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아스피린은 소화성 궤양 및 출혈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시에는 그 득과 실을 따져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 연구들을 보면 아스피린의 복용으로 심근경색 및 허혈성 뇌졸증을 낮추는 실질적인 이익은 심혈관계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 정도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전 심혈관계질환(심근경색, 협심증, 말초혈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아스피린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효과가 출혈의 발생 위험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기존 심혈관계질환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아스피린을 복용할 때,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약 10%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심혈관계질환의 과거력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은 아스피린을 복용하여도 그 사망률이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감소하는 정도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이는 심근경색과 허혈성 뇌졸증의 발생위험을 줄이는 이익과 출혈성 질환(예 위장관 출혈, 출혈성 뇌졸증)의 위험을 높이는 정도가 어느 정도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학계에서 심혈관계질환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긍정적인 의견과 회의적인 의견이 분분한 실정입니다. 미국 예방의학전문 위원회에서는 건강하고 젊은 사람의 경우 (남자 45세 미만, 여자 55세 미만) 심혈관계질환의 예방을 위해서 아스피린을 복용할 것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다만 통계적인 예상 위험도에 따라 아스피린 복용 시 그 이익이 위험에 비해 높은 경우에만 복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서양인 기준으로 연구된 통계자료이므로 이를 한국인에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을 심혈관계질환의 예방목적으로 복용할 시에 환자 스스로 본인에게 아스피린의 복용으로 인한 이익과 위험이 어느 정도 인지 제대로 판가름하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과 같은 여러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들의 동반 여부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는 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
와파린(WARFARIN) |
와파린은 비타민K의 응고인자 합성을 방해함으로써 항응고 효과를 나타내는데, 처음 사용된 것은 의학적 용도가 아닌 쥐를 퇴치하기 위한 살충제로 1948년에 처음 사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사람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의학적 용도로 널리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부정맥 중 하나인 심방세동은 심방이 전기적으로 수축하지 않고 부들부들 떨기만 하는 상태로, 심방 내 혈류의 저류가 일어나 심방 내 혈전이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혈전들이 뇌혈관으로 혈류를 타고 이동하여 폐색을 일으켜 허혈성 뇌졸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런 혈전들의 생성을 막아 허혈성 뇌졸증의 발생을 막기 위해 와파린이 사용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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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파린의 이런 뇌졸증 예방효과는 아스피린이나 다른 항혈소판제제를 이중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하여도 월등히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와파린은 여러 단점들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입니다. 와파린은 함께 복용중인 다른 약물 혹은 식품들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와파린의 효과가 예상치 못하게 커지거나 낮아질 수 있습니다. 와파린과 상호작용이 있는 약물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예상치 못하게 급격하게 효과가 커지는 경우 출혈의 위험이 높아지며 심한 경우 뇌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람마다 적절하게 항응고효과를 나타내기 위한 약제 필요량이 달라 정기적인 피검사를 통해 그 항응고효과를 모니터링 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 (상품명: 프라닥사, 엘리퀴스, 자렐토, 릭시아나)가 개발되어 와파린을 대체하며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들 약제들은 와파린에 비해 약물상호작용이 매우 적으며 약 효과가 비교적 일정하여 매번 피검사를 하여 약의 항응고효과를 모니터링 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들 약제들은 대체로 여러 연구들을 통해 와파린에 버금가는 항응고 효과와 비교적 적은 출혈성 위험이 입증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판막성 심방세동과 인공판막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와파린에 비해 그 효과가 낮아 사용할 수 없는 제한점이 있습니다. 또한 일부 환자들에게는 복용 시 소화불량과 속쓰림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약을 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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