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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에 대한 글을 쓸려고 하니 “술 권하는 사회”라는 한 소설 제목이 생각이 났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화하였음에도 우리사회의 여전한 “술 권하는 사회” 모습은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이며, 흔히 왜 음주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빠지지 않고 사회생활, 직장생활,
혹은 친목도모를 위해 필요 불가결한 행동으로 불리어진다. 또한, 온전히 해로운 존재로 인식 되어지고
있는 담배와 달리, 술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여,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음주의 이득과 위험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2014년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 통계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남성 흡연율은 2005년 51.6%에서
2014년 43.1%로 점진적인 감소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음주율의 경우에는 2005년 72.6%와
비교하여 2014년 74.4%로써 음주 인구도 많고, 수치상 큰 변화가 없이 오히려 약간 증가된 결과를
보여준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알코올 섭취에 대하여 과거 여러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알코올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표준잔(standard drink)의 개념 |
술 섭취의 기준이 되는 표준잔은 술 1잔에 포함된 순수 알코올 성분(에탄올)의 함량을 기준으로
정해지게 되는데, 이는 나라마다 약간씩 달라서 미국의 경우 순수 알코올 성분(에탄올) 14g을
포함한 술의 양을 말한다. 이는 맥주 340cc, 포도주 142cc, 양주 43cc 으로써 각 술 종류에
따른 술잔으로 1잔에 해당된다.
우리나라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2013년에 발행한 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에서 순수
알코올 성분(에탄올) 8g(19도(19%) 소주 1잔(50cc)에 포함된 순수 알코올 양)을 포함한
술 1잔을 표준잔으로 정하고 있다.
표준잔의 개념이 이러할 때 적당한 음주량으로 미국심장학회에서는 남자에서 하루 2 표준잔
이하, 여자에서 하루 1 표준잔 이하로 음주 섭취를 제한 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이는 미국 국립
알코올 남용 중독 연구소(NIAAA)의 기준(남자 14잔/주 이하, 여자 7잔/주 이하)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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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섭취형태와 심혈관 질환과의 관계 |
- 1. 빈지 드링킹(Binge drinking, 폭음)
폭음의 정의에 있어서 전세계적으로 일치된 정의는 없지만
미국 국립 보건원(NIH) 소속의 국립 알코올 남용 중독 연구소(NIAAA)의 정의를 따르면 2시간 동안 남자는 5잔 이상,
여자는 4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호주에서 시행된 환자-대조군 연구(급성심근경색 또는
관상동맥질환 관련 사망 11,511명 - 대조군 6,077명)에서는
음주를 가끔씩 하지만 1회 음주량이 여자에서 5잔 이상,
남자에서 9잔 이상으로 폭음을 하는 경우에는 소량의
음주에서 보여 주었던 관상동맥질환 발생에 대한 보호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상대적 위험도가 높았고, 전체 음주의 양이
많지 않더라도 위험도는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에서 시행된 연구에서도 한 자리에서
8잔 이상의 음주를 할 경우에는, 8년동안 추적 관찰 시 관상동맥질환을 남자에서는 약 2.3배,
여자에서는 약 1.1배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헐적으로 폭음을 하는 경우에는 부정맥,
심장급사 등과도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불규칙적인 폭음이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원인들로는 1) 혈액응고 및 혈전발생
위험도를 높이고, 2) 혈관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저밀도 콜레스테롤(LDL-cholesterol)을
높이며, 3) 알코올의 긍정적 영향으로 제시되고 있는 고밀도 콜레스테롤(HDL-cholesterol)의
상승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4) 심장근육 및 심장 전기 전도계에 조직학적 변화를 초래하여
심실세동 발생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라는 기전들이 제시되고 있다.
- 2. 음식과 함께 섭취 시
음주 시 식사 여부가 예후에 미치는 연구에서 식사 시 와인을
같이 먹는 경우 식사 없이 와인만 마시는 경우보다 좀더 보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식사와 함께 하는 경우에
비해 식사 없이 와인을 먹는 경우는 남자에서 심혈관질환을
1.8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후에 음주가 심혈관 보호효과를 보이는 명확한 기전이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몇 가지 제시되는 가설들은 식후에
곁들인 소량의 와인이 혈압을 약간 낮추고, 섬유소 용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같이 섭취된 음식으로
위장관에서 알코올의 흡수를 감소시키고, 알코올 제거율을
증가시키는 것과 관련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2003년 38,077명의
남자의사들을 대상으로 12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는 음주 시 식사 여부가 심근경색 발생과
관련이 없다는 연구도 있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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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종류와 심혈관 질환과의 관계 |
과거 1980년대부터 흔히들 들어왔던 지방 섭취를 많이 하는 프랑스인들에서 오히려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북미에 비해 낮았던 이유를 와인 영향으로 보았던 “프렌치 패러독스
( French paradox)”라는 개념이 있다. 몇몇 연구들에서도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의 예후가 좀더
좋게 보여졌는데 이를 와인 속에 포함된 항산화물질 (flavonoids, resveratrol)의 효과로 보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규칙적으로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일반적으로 중산층이며,
사회 상류층의 특징일 수 있어서 사회 계층에 따른 질환 이환율 및 사망률과의 관련성으로 보는
의견이 있기도 한다.
2003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서는 술의 종류 또는
음주시 식사 여부가 심근경색과는 관련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고, 4잔 이하의 소량의
음주에서는 술의 종류에 관계없이 심장에 보호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즉, 많은 연구들에서 술의 종류에 따른 이득 또는 위험이 다를지에 대한 결론은 아직 없다. |
알코올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 |
- 1. 고혈압
매일 많은 양의 포도주를 마시는 중년의 프랑스 선원들에서 높은 혈압이 관찰되면서 과량의
음주가 고혈압과 관련될 수 있다는 것이 1915년 처음으로 보고되었고, 이후 많은 연구들에서
알코올 섭취가 고혈압과 관련 있는 것이 일관되게 보여져 왔다. 이러한 영향은 비만 정도,
소금 섭취량, 흡연 등 기타 다른 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과는 독립적으로 음주량이
증가할 수록 더 높은 혈압 및 더 높은 고혈압 유병률을 보여주었다. 하루 30g이상의 알코올
섭취 시 고혈압 발생과 관련 있다는 추적관찰 연구가 있었고, 2009년 Addiction(중독)
학술지에 발표된 메타 분석에 따르면 남성에서는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혈압이 상승된 반응을
보여주었고, 여성에서는 하루 5g 이하에서는 혈압이 다소 하강하였으나 이후부터는 마찬가지로
섭취량에 비례해서 혈압이 상승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음주 후 측정된 일상생활 혈압측정에서는 저녁시간에 4-5잔의 술을 마신 경우에 8시간 정도는
혈압이 하강되는 반응을 보였으나, 이후 혈압이 상승하여 음주 다음 날 아침에는 혈압이
상승되어있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술을 줄일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은 3 mmHg,
확장기 혈압은 2 mmHg 가량 혈압이 내려가는 결과가 있다.
알코올 섭취 시 고혈압이 발생되는 기전이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으나 교감 신경계의
항진, 여러 호르몬(레닌-안지오텐신, 바소프레신, 코르티졸 등) 반응을 자극, 혈관 확장 물질의
억제 등의 복합적인 반응들이 기전으로 제시되고 있다. 마시는 술의 종류(와인, 양주, 맥주 등)에
따른 혈압반응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술의 종류에 따라서 어떤 술은
혈압을 더 올리거나 어떤 술은 덜 올리거나 하는 차이는 없었다.
- 2. 관상동맥질환
2000년에 발표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음주와 관상동맥질환 발생은 J 자 형태를 띄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즉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하루 알코올 20g가량을 섭취하는 경우에는
질환 발생률이 낮게 보여졌으나 하루 89g이상을 마실 경우에는 위험도가 오히려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도 알코올 섭취량에 따른 결과를 살펴보면 하루 2.5~14.9g/d
(하루 1잔 이하)의 음주군에서는 관상동맥질환(심근경색, 협심증)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술이 심혈관 질환에 보호효과를 나타내는 원인으로 제시되는 기전들에는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알려진 고밀도 콜레스테롤(HDL-cholesterol)을 증가시키고, 혈액 응고에
관련된 인자들의 농도를 낮추어서 혈액의 응고를 억제하며, 혈소판 응집도 억제하기 때문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해로운 효과도 수반하게 되는데, 중성지방을 증가시키며, 폭음을 한 직후에는 오히려
혈소판의 응집력이 증가되고, 섬유소 용해가 억제되게 되어 심장에 해를 끼치게 되는 이중적인
면모도 가지고 있다.
- 3. 부정맥
과량의 음주 후에는 부정맥이 유발될 수 있는데, 그 중 심방 세동이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하루 3잔 이상을 마실 경우에는 심방 세동이 보일 수 있다고 되어 있고, 6잔 이상
음주시에는 심방 세동 이외 다른 부정맥 또한 발생 위험률이 2배 가까이 된다.
- 4. 심부전
심부전이란 전신에 필요한 혈액을 심장이 충분하게 박출해주지 못하는 상태이다.
이러한 심부전으로 입원한 2,594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2005년에 발표된 연구에서 하루 2잔
이하의 음주는 관상동맥 질환으로 발생된 심부전의 위험도를 낮추는 것으로 보여졌으나,
하루 3잔 이상으로 과음을 하는 사람들은 관상동맥 질환과는 무관한 심부전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이 확장되면서 심근 수축력이 저하되는 알코올성 심근병증의
경우는 하루 80g(6잔)이상의 알코올을 5년 이상 마실 경우 그 발생 위험도가 증가된다고
알려져 있다.
- 5. 뇌졸중
관상동맥 질환 발생과 유사하게 2011년 발표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음주와 뇌졸중 발생 양상
또한 J 자 형태를 띄었는데, 즉 하루 2.5~14.9g/d (하루 1잔 이하)의 음주군에서는 뇌졸중의
발생 및 사망률을 낮추었으나, 하루 60 g(5잔) 이상을 마실 경우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의미 있게 증가되었다. 이 경우 뇌졸중 종류에 따라 다소 다르게 보여졌는데,
이러한 J형태는 주로 허혈성 뇌졸중에서 보여졌지만, 출혈성 뇌졸중은 음주량에 따라 비례해서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것은 아마 알코올의 항혈소판 효과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다량의 알코올 섭취가 앞서 기술한대로 혈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침으로써 출혈성
뇌졸중 위험성을 더 높이는 것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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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일반적으로 심혈관 질환에 허용될 수 있는 적당한 양의 음주란 남성에서 하루 2 표준잔 이하,
여성에서 하루 1 표준잔 이하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1잔 이하의 음주라도 암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키고,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도는 음주량에
비례해서 증가되게 되므로 미국심장학회에서는 소량의 음주가 심장에 이로운 점이 일부 있다
하더라도 이를 위하여 비음주자가 술을 일부러 마시는 것을 시작하지는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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