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성 심근병증(Dilated cardiomyopathy)
확장성 심근병증은 고혈압이나 판막질환과 같은 압력 혹은 용적 과부하가 없고, 수축 기능의 저하를 초래할 정도의 관상동맥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좌심실 혹은 좌우심실의 확장과 수축 기능의 저하를 특징으로 하는 심장 근육의 질환입니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유전적 혹은 후천적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됩니다. 보고에 따라서는 20-40%의 환자에서 다양한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관찰되고, 비가족성 확장성 심근병증의 10% 이상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관찰됩니다. 다양한 후천적 원인에 의한 심근 손상에 의해서도 확장성 심근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심근염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에 의한 심근의 손상, 알코올이나 중금속 등의 독성물질, 심근 독성을 보이는 항암제와 약제, 당뇨병과 갑상선질환 등의 내분비/대사질환과 주산기에 발생하는 심근병증 등에 의해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는 많은 증상을 호소할 수 있는데, 그중 호흡 곤란은 가장 흔한 증상으로 활동 시에 심해지나, 심폐질환 이외에도 기도, 호흡 근육, 흉벽의 이상에서도 나타나며, 정상인에서도 운동 시 호흡곤란을 호소할 수 있어 감별이 필요합니다.
병이 점차 심해지면 앉아 있는 자세가 누운 자세보다 더 편한 기좌 호흡을 호소하며, 발작성 야간 호흡곤란이 발생합니다. 또한 심박출량의 감소는 심한 피로감을 야기하며 부정맥이 있는 환자는 두근거림을 호소합니다.
심장초음파로 심실의 확장과 수축 기능 저하 및 심실 내 혈전 유무, 판막 역류 평가, 우심실 수축 기능을 알아봄으로써 예후를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심장 MRI 검사는 심근의 구조 및 심근 내 부종, 염증, 섬유화 정도를 평가할 수 있고, 침윤성 질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관상동맥질환이 의심되거나 배제하기 위해서 관상동맥 CT나 조영술을 할 수 있습니다.
심근내막 조직검사는 자가면역질환 혹은 축적병 등이 의심되는 경우 시행할 수 있습니다.
확장성 심근병증의 치료는 심부전에 따른 치료와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가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일반적인 심부전 치료 약물에 대한 심부전 지침에 따르고, 심율동전환 제세동기와 심장재동기화 치료는 진료지침의 해당 내용을 따르도록 합니다.
우리나라 심부전 레지스트리에서 확장성 심근병증이 차지하는 비율은 15-23%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심부전으로 진단될 때는 심한 수축 기능의 저하와 심실 재형성을 보이고, 장기간에 걸쳐 심근병증이 진행된 것으로 보여 예후가 좋지 않다고 생각되었으나 지난 30년간 다양한 기전의 심부전에 대한 약물치료와 기구 치료의 발전으로 심실의 역재형성(reverse remodeling)이 환자의 1/3에서 관찰되고, 10년 생존율도 85%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축 기능이 호전된 환자에서 심부전에 대한 약물치료를 중지하면 6개월 이내에 약 44%에서 수축 기능 저하와 심실 재형성이 재발되어, 지속적인 심부전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