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유창훈 교수님께 항암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예정 치료일 하루 전부터 인지능력, 거동이 섬망 증세처럼 이상하시기 시작해 우여곡절 끝에 겨우 모시고 유창훈 교수님을 뵈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수면제 부작용을 의심했었고, 교수님께서는 피검사 수치나 운동 반응으로는 아닌 것 같지만 간성혼수일 가능성을 생각하시고 처방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부르셔서 평소 혼자 계셔서 낙상사고가 있었을 수 있으니 응급실에 가서 검사한 후 문제없으면 처방대로 귀가하도록 조치해 주셨습니다.
응급실에서 MRI, 뇌 CT 촬영에서 다량의 뇌출혈을 발견하여 타 병원 전원 후 수술을 받았습니다.
많은 행운의 손길들 덕분에 식사도 잘하시고 병동을 멀쩡히 걸어 다니시기까지 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십니다.
현재 인지능력도 운동기능도 원래대로 돌아오셨습니다.
몰랐던 뇌출혈(외상성)이라는 것을 검색해 보니, 이렇게 평소와 같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던 게 기적이구나 싶을 정도의 무서운 상황이었네요.
외래환자들이 줄을 서있는 유창훈 교수님께서 고작 만난 지 5개월 차가 된 저희 가족을. 아빠가 부산에서 혼자 지내고 계시는 것을 그 찰나에 기억해 주지 않으셨다면, 오늘이 올 수 있었을까요?
정말 아득합니다.
지금 평안한 얼굴로 누우셔서 회복중이신 아빠를 바라보며ㅡ그날이 계속 생생히 자꾸 생각납니다,
멘붕과 정신차림 그 경계에 있었던거 같아요.
응급실에서 다른병원 전원하는 과정에서 제가 징징거리고 매달렸는데, 끝까지 차분히 저의 질문과 요청들을 신속히 도와주셨던 권동욱 선생님, 구급차에서 내내 아빠 상태와 의식을 챙기시고 따뜻하게 아빠의 말씀들 다 받아주신 선생님(성함을 못봤네요) 덕분에 정신을 붙잡을 수 있었던거 같아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유창훈 교수님께서는 아빠 간의 암도 놀랍도록 줄여주고 계시고, 번외의 위험에서도 구해주셨네요.
교수님 만나 정말 행복합니다.
진료일 맞춰 돌아갈 수 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