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은 외래 진료 보실 때 꼭 필요한 말씀만 딱딱 집어서 말씀하십니다.
대기시간 없이 빠른 진료 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교수님의 첫인상은 응? 왜 이렇게 무뚝뚝하시지?였습니다.
제 척수에 있는 종양 사이즈가 커 걱정되어 드린 질문에 크고 어려운 수술은 맞지만 우리는 이런 사이즈 흔하게 보며(수술하며) 모두 제거가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난이도 높은 수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고 교수님의 공에 대해 모두와 함께 나누시는 분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교수님의 확신에 찬 설명 덕분에 수술에 대한 두려움없이 수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러운 마비 증상으로 급하게 외래 진료를 보게 되었고, 청신경초증진단으로 한쪽 청력을 잃어 본 적 있던 저에게는 무언가를 또다시 잃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그동안 부여잡고 있었던 멘탈이 무너져 교수님께 증상을 이야기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왈칵 쏟아버렸습니다.
그간 제가 알고 있던 무뚝뚝해 보이셨던 교수님은 온데간데없고 아빠 같은 다정한 목소리로 저를 달래주셨고
(울지 마세요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마세요!! 엄청 든든한 느낌!!)
그렇게 저의 수술은 예정보다 앞당겨 시작되었습니다.
척추뼈 3개를 자르고 종양을 제거한 뒤 다시 뼈를 맞추고 고정한 대수술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수술 다음날부터 멀쩡하게 걸어 다녔습니다.
나중에 수술을 하고 나서 알게 된 것이지만 제가 진단받은 종양의 종류가 상의 세포종인데 제거가 어려운 종류의 종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술 시 MRI 상에 나온 것보다 신경과 유착이 심하기도 했고 수많은 신경이 모여있어 더욱 위험하고 어려운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종양을 모조리 제거해 주셨어요.
수술 후 누구보다 인자한 아빠 미소로 회진을 오셨는데 츤데레라는 단어가 떠오르더라고요. ^^
이렇게 교수님을 경험하고 나니 교수님이 외래 진료 시에 꼭 필요한 말씀만 하시고 진료를 빨리 끝내시는 건 어쩌면 정해진 시간 내에 더 많은 환자를 보시려는 교수님만의 애정 어린 행동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마음 따뜻하고 환자를 먼저 생각해 주시는 박진훈 교수님을 만난 건 제 인생 최대의 행운입니다.
이 글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기에는 너무 많이 부족하지만 이 자리를 빌려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박진훈 교수님, 신경외과팀 모두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P.S
164병동 입원 과정에서 저의 실수로 화장실에 있는 비상벨이 눌러졌는데 빛의 속도로 달려오셨고, 입원 과정에서 퇴원까지 어느 한 분 빠짐없이 친절하시고 전문적이셨어요.
퇴원 후 관리도 꼼꼼하게 설명해 주시고 제 상태를 확인하는 사후관리 전화까지 퍼펙트 서울아산병원입니다!